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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승 詩] 죽은 소들을 위한 진혼곡

김창승 시인 | 기사입력 2020/09/10 [16:46]

[김창승 詩] 죽은 소들을 위한 진혼곡

김창승 시인 | 입력 : 2020/09/10 [16:46]

 

▲ 섬진강 수해 참사로 죽은 송아지  © 김창승 시인


오늘은

누구를 만나든

고개를 숙여야겠다.

 

오늘은

양정 들녘을 향해

고개 숙여 기도를 해야겠다.

 

수마가 쓸고간 마을

아직도 들려오는 소리소리소리

소떼의 울부짐이 귓가에 쟁쟁하다.

 

구해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간이 갈수록 야위어가는

소 같은 양정 사람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

 

불쌍한 영혼 위에

눈뜨고 죽은 영혼 위에

다른 곳에서는 안녕하라고

두 손 모아 참회와 다짐을 해야겠다.

 

내 오늘은

양정 들판의 묵자를 향해

고개를 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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