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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보 시] 처음 대할 때

전광보 시인 | 기사입력 2019/08/26 [10:35]

[전광보 시] 처음 대할 때

전광보 시인 | 입력 : 2019/08/26 [10:35]

▲ 가는 쑥부쟁이     © 한국농업인신문


처음 대할 때 

 

<1>

처음에는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그림을 보았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할 말을 찾을 수 있지,

그 그림은 나처럼 움직이지 못하잖아.

 

처음에는 아무것도 변명할 것이 없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실수를 했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변명할 말을 찾을 수 있지,

그 실수는 드넓은 자연의 일부잖아. 

 

<2>

마지막엔 무엇이든 말할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조금 전에 끝낸 일에 대해서처럼.

그래도 나는 할 말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지,

그 일은 어제 마칠 수 있었던 거였잖아.

 

마지막엔 무엇이든 변명할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성공을 했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변명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지,

그 성공은 수많은 희생의 일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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