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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자무역 적자를 바라보며

강정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8/19 [21:03]

[사설] 종자무역 적자를 바라보며

강정훈 논설위원 | 입력 : 2019/08/19 [21:03]

▲ 강정훈 논설위원/철학박사

다양한 플랫폼에 펼쳐진 언로 곳곳마다 기사와 정보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어느 곳에 눈길을 주더라도 의심을 내려놓기 어렵다. 혹시 가짜뉴스가 아닐까하는 의구심 때문에. 개구리처럼 울어대는 그 소란한 풍경은 어쩌면 혼돈이다. 그 결과 메시지의 생산자와 전달자와 소비자 모두가 당혹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종자부문의 무역적자를 전하는 기사를 접했다. 일본에서 종자를 수입하면서 발생한 무역적자가 작년 기준으로 100억원에 달한다는 세계일보 8월 5일자 기사였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제목을 정했을까하는 의심이 먼저 들면서 수사하는 심정으로 살펴보았다. 다행히 시의성에 착안한 제목 만들기 기술이 적용된 정도이고 기사의 내용은 대체로 건전한 것이라 짐작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종자수출액은 619억원이고 반면에 수입액은 1,500억원이라고 한다. 적자가 크지만 그 폭은 차츰 줄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서 일본은 수출 4위, 수입 3위에 위치하는데 발생 적자는 약 100억원이다. 800억이 넘는 적자총액에서 100억이라면 지분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닌데 이 대목이 제목으로 부상한 것은 시류에 편승하려는 의도였으리라. 실제로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400억을 훌쩍 넘는 규모로 가장 크다. 그러니 전체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의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종자자급률은 26.2%에 불과하고 해외에 지불하는 로열티 또한 연간 100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다시금 식량안보의 처지가 심각함을 고민할 일이다. 사정이 이렇게 악화된 배경에는 IMF시절이 자리한다. 그때 국내의 종자회사들은 대부분 해외기업들에게 매각되는 형태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우리 밥상에서 흔히 찾게 되는 청양고추마저도 미국의 종자회사인 몬산토로부터 수입한 결과로 제공되는 식재료가 되었다.

 

몬산토가 판매하는 종자들은 번식이 불가능하다. 기술적인 처리를 통해 씨앗의 다음 파종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재배를 계속하려면 해마다 종자를 새로 재구매해야만 한다. 거기에 몬산토의 제초제 라운드업은 몬산토 제품이 아닌 모든 식물을 고사시킨다. 첨단과학기술이 이런 식으로 영리추구의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경우가 빈번함은 불편한 진실에 속한다. 한편 이 제초제는 발암원인이라는 사실이 인정되면서 2018년 미국법원에서 배상책임판결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농업분야에 있어서 종자는 마치 반도체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그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자급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서 종자 산업이 확보해야할 공공성의 측면 또한 지혜로운 방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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