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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인 수필] 개탄(慨嘆)

연규인 운영위원 | 기사입력 2019/08/16 [09:10]

[연규인 수필] 개탄(慨嘆)

연규인 운영위원 | 입력 : 2019/08/16 [09:10]

요즘 개(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TV방영 프로그램들의 수 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또한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은 개와의 행복하고 애틋한 사연들이 주종을 이룬다. 방송사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시청을 통해서 애완견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의 좋은면만 바라보고 개를 키우기 시작하지만 얼마가지않아 슬그머니 내다버려 하루아침에 유기견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므로 반려견의 선택은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 

 

우리집은 개가 활보하는 이른 바 ‘개판’이다. 1층은 형님가족이 2층은 우리가족이 함께 사는 단독주택으로 1층 마당에는 덩치 큰 흰색의 ‘샤샤’(사모예드)와 검정색 & 흰색인 ‘코코’(보드콜리) 2마리와 2층 집안에는 모·자(母·子)관계인 검정색 ‘올리’와 ‘둥둥이’(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 2마리가 더 있다. 따라서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우리집을 방문할 때 면 온 몸으로 반기는 우리집의 개들로 인해 곤혹을 치르곤 한다. 

 

개는 키우는 즐거움과 행복함도 있지만, 뜻하지 않은 죽음(事故死)으로 인한 슬픔도 크다. 초등학교 때에 정부의 ‘쥐잡기 운동’으로 인해 키우던 ‘발발이’가 죽은 일은 아직도 나에게는 선명한 아픔의 기억이다. 개가 바깥에 나가 쥐약이 들어 있는 음식물을 먹고는 독극물로 인하여 입에 거품을 물고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온 집안을 헤집고 짖어대었고, 어머니는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입을 벌려 비눗물을 억지로 먹여 음식물을 토해냈지만, 이미 몸에 독이 퍼져 바르르 떨며 죽어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울면서 쳐다만 보았다. 

▲ 반려견 쿠키     ©연규인 운영위원


우리집의 반려견은 늙어 죽어갔다. 18년을 같이 살다간 ‘꽃순이’(흰색의 몰티즈)는 집사람의 간절한 바람대로 아들 수능 시험이 끝난 다음 날 조용히 눈을 감았고, ‘꽃순이’와 같이 생활한 ‘쿠키’(갈색의 잉글리쉬 코커스패니얼)는 치매로 고생하다 떠나갔다. 지금은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올리’를 지켜보고 있다. 늙음으로 죽어가는 모습은 인간(人間)과 동일한 것 같다. 가슴이 저려 나는 안락사(安樂死)를 원하지만 가족들의 거센 반대로 여의치 않다.

 

우리집 개의 고령화도 문제이지만 내 세대가 유래 없이 빠르게 고령화로 변하고 있다. 나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는지 주변 노인(老人)들의 삶을 눈여겨 보게 된다.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못해 생활이 비참하여 반려견 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혹시 반려견은 끔찍이 돌보면서, 정작 나이 드신 부모님은 지나가는 개보 듯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느 사회학 교수님의 말씀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우리 사회가 개(犬)들에게 하는 만큼의 반에 반만 부모님께 해드려도 대한민국은 효도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개탄 스럽다” 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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