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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승 詩] 화엄사로 이형창댁에서

김창승 시인 | 기사입력 2019/07/03 [19:01]

[김창승 詩] 화엄사로 이형창댁에서

김창승 시인 | 입력 : 2019/07/03 [19:01]

 

▲ 화엄사로 이형창댁에서     © 김창승 시인

화엄사로 이형창댁에서

 

능소화는

벌써 익어 떨어져 내리고 

내게로 왔던 시간도 흘러간다.

 

어머니가 전화로 

오늘도 바쁜가?  

물어 오실 때마다 말문이 막힌다.

 

얽매이지 않는 산들바람이 되자고 

시간보다 앞서지도 뒷서지도 않겠다고 

지리산 아래로 내려올 때 다짐했건만

 

얼마지나지 않은 몇년새 

꽃 피는 것, 꽃 지는 것 다 보지 못하고 

종종 거리며 일상에 쫓기는 농부를 본다.

 

동네 형님네 댓문간에 낭자히 

피었다 떨어진 능소화 꽃무리에서 

윗절 범종 소리가 쿵쿵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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